담벼락벽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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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일기 쓰는 법, 처음 써 보는 사람을 위한 5가지 방법

기분이 이상하게 가라앉은 날, 이유를 물으면 막상 대답이 잘 안 나옵니다. "그냥", "몰라, 피곤해서 그런가" 정도로 넘기고 나면 비슷한 기분이 며칠 뒤 또 찾아옵니다. 그럴 때 많이들 권하는 게 감정 일기입니다.

감정 일기는 하루에 있었던 일을 길게 기록하는 일기와 조금 다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보다, 그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에 초점을 둡니다. 거창한 문장력도, 예쁜 다이어리도 필요 없습니다. 아래 다섯 가지만 알면 오늘 밤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1. 하루 세 줄로 시작하기

처음부터 한 페이지를 채우려고 하면 사흘 안에 그만두기 쉽습니다. 시작은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점심 약속이 갑자기 취소됐다. 서운했고 조금 민망했다. 사실 나는 그 시간을 꽤 기다렸던 것 같다." 세 줄인데도 내가 무엇을 아쉬워했는지가 보입니다.

2. 감정에 이름을 붙여 보기

"기분 나빴다", "짜증 났다"로만 적으면 며칠 지나 다시 읽어도 별로 남는 게 없습니다. 같은 짜증이라도 들여다보면 결이 다릅니다.

딱 맞는 단어가 안 떠오르면 "짜증인데, 억울함 쪽에 가까운 짜증" 정도로 적어도 됩니다. 이름을 붙이는 연습을 하다 보면 비슷한 상황에서 "아, 지금 또 그 기분이구나" 하고 한 발짝 떨어져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잘 쓰려고 하지 않기

감정 일기는 누가 읽을 글이 아닙니다. 맞춤법, 문장 순서, 앞뒤가 맞는지 신경 쓰는 순간 솔직함이 줄어듭니다.

"이런 생각을 해도 되나" 싶은 문장일수록 적어 두면 의외로 가벼워집니다.

4. 쓰는 장소와 시간을 하나로 정하기

습관은 의지보다 자리에서 생깁니다. 언제, 어디서 쓸지 정해 두면 빠뜨리는 날이 줄어듭니다.

며칠 빼먹었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쓰면 오늘부터 다시 이어지는 겁니다.

혼자만 보는 노트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습니다. 쓰고 나서 어딘가에 놓아두는 느낌이 있어야 끝맺어지는 경우입니다. 그럴 땐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 익명 공간에 한 줄만 남겨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담벼락은 낙서에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 익명 낙서 벽이라, 오늘의 기분을 한 줄로 붙여 두고 #새벽감성 같은 태그로 비슷한 기분의 다른 낙서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공개된 벽이니, 아주 사적인 기록은 나만 보는 노트에 남기는 쪽이 맞습니다.

5. 일주일에 한 번 다시 읽어 보기

감정 일기의 진짜 쓸모는 쓰는 순간보다 다시 읽을 때 드러납니다. 주말에 한 번, 지난 일주일 치를 훑어보세요.

"월요일 오후마다 초조함이 적혀 있네", "잠을 적게 잔 다음 날은 억울함이 많네" 같은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 시간을 조금 덜 힘들게 보낼 작은 방법도 같이 떠오릅니다.

써도 마음이 계속 무겁다면

감정 일기는 마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일 뿐,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몇 주째 같은 무거움이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힘들다면 혼자 적는 것으로 버티지 말고 가까운 사람이나 전문가 상담을 찾아보세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 위험한 생각이 든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24시간)에 바로 연락할 수 있습니다.

오늘 기분을 한 줄로 적는다면, 어떤 단어가 먼저 떠오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