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낙서 모음
11월 햇볕은 짧아서 잠깐이라도 쬐면 이득이야. 창가 쪽으로 한 걸음만.
점심 먹고 걷는 길에 바스락 소리 한 번 들었으면 오늘 가을은 다 챙긴 거야.
퇴근길이 일찍 어두워지는 계절이야. 그래도 따뜻한 저녁은 어딘가에서 데워지는 중.
해가 일찍 지는 계절이야. 하루가 짧아진 게 아니라 빛이 조금 일찍 쉬러 간 거지.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제법 겨울 냄새를 풍겨.
낙엽이 쌓이는 건 나무가 놓아준 것들이 이만큼이나 많았다는 거야.
해 뜨는 시간이 점점 늦어져. 세상도 아침잠이 조금 늘었나 봐.
해가 일찍 지는 계절이야. 그만큼 집에 가는 길은 불빛이 조금 더 많아.
낙엽 밟는 소리가 좋아서 괜히 한 바퀴 더 돌았어. 그런 날도 있어야지.
창가에 드는 오후 햇살이 하루하루 짧아지고 있어. 그래서 더 오래 바라보게 돼.
십일월 바람은 옷깃은 여미게 하고 마음은 조금 데우게 해.
해가 일찍 지는 계절엔 불을 조금 일찍 켜자. 마음에도.
십일월은 잎이 지는 달이 아니라 나무가 가벼워지는 달인지도 몰라. 너도 조금 내려놔도 돼.
십일월의 첫날, 새 달은 늘 새 마음을 하나씩 빌려줘.
새 달 첫날이라고 뭘 꼭 시작하지 않아도 돼. 오늘은 달력만 넘겨도 충분해.
내일은 십일월. 달력 한 장 넘기듯 마음도 가볍게 넘겨 보자.
해 지는 게 빨라졌어. 그만큼 너도 조금 일찍 쉬어도 돼.
시월의 마지막 날이네. 올해 남은 두 달은 너한테 조금 더 다정했으면.
11월이 코앞이야. 올해가 아직 두 달이나 남았다는 거, 생각보다 넉넉해.
겉옷을 챙기면 안 춥고 안 챙기면 꼭 춥다. 날씨는 눈치가 빠르다
가을이 짧게 느껴지는 건, 가을인 걸 알아챌 때쯤 끝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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